구선이, "옛날의 신성한 의사들은 사람의 마음을 치료할 수 있어서 미리 질병에 걸리지 않도록 하였다. 그런데 요즘 의사들은 사람의 질병만 치료할 줄 알고 사람의 마음을 치료할 줄 모른다. 이것은 근본을 버리고 말단을 좇는 것이며, 그 근원을 궁구하지 않고 흐름만을 좇아가면서 질병이 낫기를 바라는 것이니 어리석은 일이다. 비록 한때 요행으로 낫게 할 수는 있지만 세속의 우매한 의사들이나 하는 일이니 취할 것이 못 된다. 태백진인이 '그 질병을 치료하려면 먼저 그 마음을 다스려야 한다. 먼저 그 마음을 바르게 해야만 도에 의지할 수 있다'고 하였다. 병자로 하여금 마음속에 있는 의심과 생각들, 모든 망념과 모든 불평, 모든 차별심을 다 없애고 평소 자신이 저질렀던 잘못을 깨닫게 하면, 곧 몸과 마음을 비우고 자기의 세계와 사물의 세계를 일치시킬 수 있다. 이 상태가 지속되어 마침내 신(神)이 모이게 되면 저절로 마음이 편안하게 되고 성정이 화평하게 된다. 결국 세간의 모든 일이 공허하고 종일토록 한 일이 모두 망상이며 나의 몸이 모두 헛된 환영이고 화복은 실제로 있는 것이 아니며 생사가 한낱 꿈이라는 것을 깨닫게 될 것이다. 확실히 알아 한순간에 모든 것이 풀리게 되면 마음이 저절로 깨끗해지고 질병은 저절로 낫게 된다. 이와 같으면 약을 먹기도 전에 질병은 사라진다. 이것이 도(道)를 가지고 마음을 다스려 질병을 치료하는 진인의 큰 법이다"라 하였다.
또 말하기를, "지인은 병이 나기 전에 다스리고 의사는 병이 난 뒤에 다스린다. 병이 나기 전에 다스리는 방법에는 마음을 다스리는 것과 수양하는 것이 있고, 병이 난 뒤에 다스리는 방법에는 약ㆍ침ㆍ뜸이 있다. 비록 치료법은 다르지만 병의 근원은 하나인 것이니, 병이 마음으로 인하여 생기는 것이 아니라고는 할 수 없다"고 하였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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